내가 변호사였던 이인제 후보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판사직을 떠나서 변호사 개업을 한지 약 일년 쯤되었을 때였다.

그때 절친한 친구가 딱한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그가 어려운 사건을 맡아 승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료변론을 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고마운 일을 나의 친구뿐만 아니라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의아해하는 내게 친구가 인사하러 가는데 동행하자고 하여 같이 찾아간 곳이 시청앞에 있는 그의 변호사 사무실이었다.

첫 인상에 그는 지적이고 겸손하고 온화한 평범한 동년배였다.

친구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의 고마운 뜻에 감동하여 특급호텔 고급식당에 예약을 해놓고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친구가 간곡하게 요청하자, 따라나선 그가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뒷골목에 있는 허름한 해장국집이었다. 진수성찬보다 친구의 마음을 받겠다면서 그릇을 비우는 그가 소박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어찌 하나가 되지 않을수 있겠는가?

그리고 2년후 그가 낯선 곳인 안양에서 국회의원에 출마를 한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읽었다. 나는 그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 유세장으로 그를 찾아 나섰다.

어디서 그토록 유창하고 후련하게 가슴을 치며 유권자를 압도하는 힘이 솟구치는 것일까? 그의 힘차고 논리적인 연설에 감동한 친구가 속삭였다. “미래의 대통령감이다!”

그랬다. 정치입문 석 달만에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국회로 진입한 그는 가시밭 정치현장에서 정도를 걸어와 오늘에 이르렀다.

그 성장의 힘은 지위는 변해도 불변의 의리와 능력을 지닌 그의 인간 됨됨이에서 발현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는 좌절을 겪었다. 그러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엄청난 힘을 보여줬다.

나는 <왕건> 촬영을 하면서 힘이 들때마다 이인제 후보를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우리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오늘날까지 정을 나눠왔기에 나는 그의 그릇을 안다.

이인제 후보! 그는 정이 깊고 아픔을 알고 힘과 능력이 있는 지도자이다. 내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이다.


2003/01/30 11:01
탤런트 서인석 


Posted by 뉴스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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